주간시흥신문 기사입력  2007/12/02 [00:00]
한·미 FTA 타결과 농ㆍ축ㆍ수산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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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위원 김정규

 

지난해 1월 18일 노무현 대통령께서 신년연설을 통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어야한다는 발언이 나온 이후 14개월이 넘게 추진됐던 협상이 4월 2일 타결됐다.
협상에 임했던 대표단과 관계 모든 분께 그간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국가간에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면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고팔 때 부과하는 관세 및 각종 수입제한 철폐 등 통상이 자유화되어 관세율이 제로 수준으로 낮춰지고 무역장벽도 없어져 우리나라의 모든 산업 및 생산품들은 그야말로 무한 경쟁에 놓이게 되고 여기에서 이겨야만 살아남게 된다. 말 그대로 적자생존이다.
그래서 거대한 공룡 같은 미국과 연약한 토끼 같은 우리나라가 그들과 어떻게 경쟁할 수 있겠느냐면서 하루도 편한 날 없이 거리에서 미국과의 FTA 협상을 중단하라고 목이 터져라 외쳐대고 있다. 오죽하면 미국까지 원정 가서 FTA 협상을 중지하라고 하겠나.
더욱이 요즘 정치권에서 특히 일부 대권에 꿈이 있는 몇몇 사람은 아예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전 국민이 미국과의 FTA 협상에 반대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공룡과 토끼의 싸움이 공정하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그리고 한ㆍ미 FTA 가 가져올 엄청난 파장을 염려하여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볼 때도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이성적으로 넓게 멀리 보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글에서 살아남으려면 힘(기술)이 있어야하듯 현재 잘되는 업종도 새로운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야 살아남는다.
국제적 상황이 이러한데 반대만 외쳐댄다고 우리의 살길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한ㆍ미 FTA가 체결된 이상 앞으로 피해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산업구조조정 정책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의 전반적 체질이 강화되고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
진정한 개방과 경쟁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경제적 규모로 세계 10위권에 들어선 것은 국토가 크고 지하자원이 많아서가 아니라는 것은 우리 국민들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미국이라고 해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뒤쳐지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섬유, 중소형자동차, 반도체, 통신기기 산업은 우리나라가 유리한 반면 농ㆍ축ㆍ수산업, 제약, 3차 서비스 산업 중 문화(영화), 법률 등은 상대가 안 될 정도로 취약한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주요 수출 대상품 및 산업들은 오히려 이번 한ㆍ미 FTA가 기회가 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은 부분, 특히 농ㆍ축ㆍ수산업은 우리나라에 미치는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의 농민 1인당 경지면적은 약 30ha로 우리나라의 0.5ha보다 무려 60배가 넓고, 쇠고기의 경우 미국산 냉장육은 절반가격, 냉동육은 3분의 1에 불과함으로 쉽게 비교가 된다.
한ㆍ미 FTA 타결 이후로 정부에서 농업부분에 10년 간 119조원을 지원하고, 쇠고기와 쌀 수입에 부과되는 연3천억 원의 관세를 피해 농ㆍ축산업 가구에 지원하고, 2013년까지 12조4천억 원을 수산업과 어촌에 지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물론 금전적인 보상 및 지원을 통해 얼마만큼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단정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정부로서는 어떻게 보면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일 수도 있다.
그러나 2003년 당시 한ㆍ칠 FTA 협상(2004.4.발효) 당시에도 농업부분에서 상당한 타격을 예상하고 극한 반대와 논란을 거쳤지만 의외로 시장 및 관련 산업에서는 오히려 나름대로 경쟁을 쌓고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여 경쟁하고 있다.
물론 한ㆍ미 FTA는 기존 한ㆍ칠 FTA보다 상당한 파급력을 가지고 올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우리가 개방하고 경쟁해야 한다면, 미리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가 싼 값에 시장에 진입해도 국내산 한우를 찾는 사람들 또한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번 한ㆍ미 FTA 타결은 분명 우리에게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가 그들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노력여하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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